
GAIA-소화계
《GAIA–소화계》는 인간이 무엇을 먹을 수 있으며, 무엇을 끝내 먹을 수 없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 질문은, 전시 전반에 걸쳐 물리적 소화와 정신적 소화의 층위에서 다뤄진다.
모든 생명체는 먹이를 섭취하고, 그 에너지를 새로운 물질로 전환하며, 자연의 순환 안에서 배출한다. 인간도 그 일부이지만, 스스로를 자연과 구별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부산물을 자연에 속하지 못하는 이물질로 간주해 왔다. 나는 이러한 태도 속에서, 결국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마저도 자연에서 분리된 이물질로 여기는 상징적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러나 스티로폼이 결국 먹히고 분해되는 자연의 리듬에 귀속되어 있듯, 인간이 품고 있는 우월감, 죄책감, 수치심 같은 감정 또한 자연의 순환 안에서 다뤄져야 할 일부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인간 역시 자연의 흐름 안에 있는 보통의 생명체임을 감각하게 했다. 우월하지도 수치스럽지도 않은 존재로서의 인간. 이러한 사유를 촉각적으로, 신체적으로, 윤리적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1층과 2층으로 나뉘며, 물리적 소화와 정신적 소화의 층위를 나누어 구성된다.
1층은 밀웜, 닭, 인간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이동을 통해 인공물인 스티로폼조차 먹이사슬 안에 순환되는 구조를 건조한 과학적 시선으로 관조하는 공간이다. 밀웜이 스티로폼을 분해할 수 있는 이유를 학술 자료와 전문가 인터뷰 영상을 통해 제시하고, 이어서 그 밀웜을 먹은 닭의 식품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병치한다. 차갑고 위생적인 스테인리스 구조물, 작가인 본인이 전시장에서 냉정하게 닭 소시지를 조리하는 장면, 쇼케이스 냉장고 안의 소시지와 소시지 구워지는 냄새가 함께 배치되어, 관객은 마치 실험실 혹은 식품공학의 현장처럼, 작가가 제안하는 소시지 시식 앞에서 감정 없이 먹을 수 있음과 없음을 가르는 건조한 논리를 체험하고 고민하게 된다. 이 층에서 순환은 데이터와 사실로만 제시되며, 감정은 최대한 배제된다.
2층은 예기치 못한 정서적 전환의 공간이다. 작가가 먹이사슬을 구현하기 위해 닭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애착과 그 죽음을 감당해야 했던 경험은, 순환을 바라보는 시선을 차갑게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 낮고 어두운 천장, 따뜻한 조명과 카펫, 닭의 물건과 함께 지냈던 시간을 기록한 영상이 함께 배치되며, 1층에서 본 건조한 구조와 달리 관객을 감각적이고 내밀한 층위로 끌어들인다. 이곳에서 소화는 단순히 낯선 물질을 받아들이는 생리적 과정이 아니라, 감정과 윤리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내적 행위로 확장된다.
GAIA – Digestive System begins with a question: What can humans eat, and what can they never truly digest?
This inquiry unfolds across the exhibition, exploring both the physical and psychological dimensions of digestion.
All living beings consume food, convert energy, and discharge it back into the cycle of nature.
Humans are no exception, yet we have long separated ourselves from nature—treating our own byproducts as alien substances that do not belong to it.
Within this attitude lies a symbolic image: the human being perceiving even the self as a foreign body detached from nature.
However, just as Styrofoam is eventually consumed and decomposed within nature’s rhythm, emotions such as superiority, guilt, and shame must also be regarded as part of that same ecological circulation.
Through this work, I sought to evoke the sense that humans, too, are ordinary beings within the flow of nature—neither superior nor shameful.
The exhibition unfolds these reflections through tactile, bodily, and ethical experiences.
The exhibition is divided into two floors, separating the layers of physical and psychological digestion.
On the first floor, the flow of matter—from mealworms to chickens to humans—reveals how even synthetic substances like Styrofoam are drawn into the food chain.
The space presents this process with a detached, scientific gaze: academic data and interviews with specialists explain how mealworms can decompose Styrofoam, followed by discussions of the food safety of chickens that consumed those worms.
Cold, sanitary stainless-steel structures and the artist’s own emotionless act of cooking chicken sausages are juxtaposed with the refrigerated display of sausages and the smell of grilled meat.
The audience stands before the offer to taste the sausage, confronting a rational experiment that tests the boundary between what can and cannot be consumed without emotion.
Here, circulation is presented as data and fact—stripped of sentiment.
The second floor brings an unexpected emotional shift.
In raising the chickens to complete the food chain, the artist developed attachment and faced the necessity of their death—making it impossible to maintain the same cold gaze.
The space, with its low dark ceiling, warm lighting, and carpeted floor, displays objects that belonged to the chickens and video records of time spent with them.
Unlike the analytical tone of the first floor, this part draws viewers into an intimate, sensory atmosphere.
Here, digestion expands beyond a physiological process of absorption into an inner act of emotional and ethical recko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