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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A-part2: White

《GAIA–part2: White》는 전작 Inflammation에서 정제된 현실이 다시 '순결한 화이트큐브'라는 미술 제도 속으로 봉인되는 순간을 다룬다. 전시는 하얀 공간을 현실 없는 상태로 위장하는 동시에, 그 내부에서 부패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노출하는 이중 구조로 설계되었다. 나는 이 전시에서 미술 제도의 정결한 질서와 죽음의 흔적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며, 현실의 표출이 아닌, 현실의 잠복과 억제를 해부학적으로 구성했다.

 

전시 중심에는 250kg의 돼지 피를 밀봉한 투명 비닐 더미가 화이트큐브의 중앙에 매달린 상태로 설치되었다. 이 피는 보존제 없이 방치되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썩었고, 색이 변했고, 내부에서 거품과 열이 발생했다. 그러나 그것은 터지지 않았다. 퍼포먼스를 통해 피를 터뜨릴 예정이었으나, 공간의 판단에 따라 유보되었다. 이 결정은 단순히 실현 불가능한 연출의 조정을 넘어, 현실이 끝내 '터지지 못한 채 밀봉된 상태'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 피를 바라보며 하얀 드레스를 입은 채 전시장에 등장할 계획이었고, 그 순간은 정결한 공간을 오염시킴과 동시에 현실이 분출되는 상징적 행위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 퍼포먼스는 실행되지 않았고, 현실은 공간 안에만 부유한 채 터지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된 것이다.

 

같은 전시의 또 다른 작업인 〈White Out〉에서는 도축된 돼지의 뇌를 꺼내 전시장 한가운데, 자연광이 강하게 쏟아지는 지점에 배치했다. 처음엔 신선했던 붉은 뇌는 전시 기간이 지나며 점점 색이 변하고 부패하며, 지성, 통제, 사유의 상징이자 '컨트롤 타워'로서의 인간 중심성의 붕괴를 은유한다. 돼지의 뇌는 인간의 뇌가 아니다. 그러나 그 부패는, 인간 안에서 '인간 중심적 이성'이라 불리던 것들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드러내는 낯선 거울이었다.

 

《GAIA–White》는 현실을 철저히 억제하고, 조형화하고, 전시 가능한 상태로 만든 마지막 시기이다. 현실은 썩고, 내부에서 붕괴하며 흔들리지만, 끝내 터지지 않는다. 나는 이 전시를 통해 현실의 밀봉이 더 이상 현실을 지우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화이트라는 색이 결코 순결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GAIA–part2: White addresses the moment when the refined reality of the previous work, Inflammation, is once again sealed within the “pure white cube” of the art institution.

The exhibition is structured as a double-layered space: while the white gallery disguises itself as a realm without reality, its interior simultaneously exposes the process of decay.

In this exhibition, I constructed a space where the immaculate order of the art institution coexists with the trace of death—an anatomy of suppression rather than expression.

At the center of the exhibition hung a mass of transparent vinyl bags containing 250 kilograms of pig’s blood, suspended in the middle of the white cube.

The blood, left untreated with no preservatives, gradually decayed: its color shifted, gases built up, bubbles formed, and heat emerged within.

Yet, it did not burst.

A performance was originally planned in which I would appear in a white dress and rupture the blood-filled mass—a symbolic act of contamination, releasing reality into the purified space.

However, the performance was ultimately withheld due to the spatial conditions.

This decision went beyond practical restraint; it preserved the state of “sealed reality”—a reality that could not, or would not, explode.

Thus, reality remained suspended inside the space, unburst and unresolved.

Another work in the same exhibition, White Out, featured a pig’s brain placed under the strongest beam of natural light in the center of the gallery.

Initially fresh and red, the brain slowly discolored and decomposed over the course of the exhibition.

As the organ symbolizing intellect, control, and rational thought decayed, it became a metaphor for the collapse of human-centered reason—the failure of the “control tower.”

The brain was not human, yet its decomposition mirrored the fragility of the human intellect that once believed itself unshakable.

GAIA–part2: White represents the final stage of absolute containment—the last moment when reality was meticulously repressed, formalized, and made exhibitable.

Reality, though sealed, continued to rot, collapse, and tremble from within, but never erupted.

Through this exhibition, I sought to reveal that the act of sealing reality no longer erases it—and that the color white, far from purity, conceals contamination at its core.

© Jae-eun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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